
세 개의 옴니버스
우연과 상상
영화 <우연과 상상>은 세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주인공 메이코는 모델입니다. 촬영을 끝내고 함께 일하는 츠구미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츠구미의 새로운 연애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처음 만난 날, 서로가 서로를 마음에 들어했고, 얘기가 아주 잘 통해서 막차를 놓치면서까지 장시간 대화를 나눴는데 섹스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그 충격으로 새로운 여자를 만나기 꺼려한다는 얘기도 털어놓습니다. 메이코는 츠구미가 마음에 들어하는 상대가 2년 전 자신이 헤어진 전 남자 친구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메이코는 츠구미를 택시에서 내려준 뒤 택시를 돌려 전 남자친구인 카즈아키의 회사로 향합니다. 오랜만에 재회한 메이코와 카즈아키. 메이코는 카즈아키에게 자신을 안고 싶다면 안아도 좋다고 합니다. 대신, 그렇게 되면 츠구미와의 관계는 끝이고, 자신을 안더라도 자신이 카즈아키의 것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그렇게 소동 아닌 소동을 벌이게 됩니다.
며칠 뒤 한 카페에서 메이코와 츠구미가 만납니다. 츠구미가 새로운 연애상대인 카즈아키도 불렀다고 합니다. 여기서 메이코의 상상이 도입됩니다. 카즈아키가 도착하고, 메이코가 츠구미가 마음에 들어 하는 카즈아키는 사실 자신의 전 남친이었다며 고백하는 장면이 첫 번째 상상입니다. 두 번째 상상은 두 사람이 잘되길 빈다며 자리를 비켜주는 상상입니다. 결말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문은 열어둔 채로>
세가와 교수의 교수실에 사사키가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교수실의 문을 닫으려 하자 세가와 교수는 오해를 할 수 있으니 문을 닫지 말라고 단호하게 합니다.
다음 장면은 사사키의 집에 유부녀 대학생 나오가 찾아옵니다. 둘은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관계입니다. 섹스를 끝낸 사사키는 나오에게 부탁을 합니다. 미인계를 써서 사사키를 유혹해달라는 겁니다.
나오는 지도교수인 세가와의 교수실을 찾아갑니다. 세가와는 최근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고, 나오는 그 책의 한 대목을 펼쳐서 입밖으로 소리 내어 읽습니다. 내용은 성교를 묘사한 장면인데, 나오의 목소리를 빌어 자분자분 읽으니 관객에게까지 흥분이 전달되지만, 스크린 속의 세가와 교수는 나오의 유혹에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은 척합니다.
낭독을 끝낸 나오는 세가와 교수와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오늘 이 교수실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실토합니다. 교수는 나오에게 자신의 소설 전부를 읽어서 녹음 파일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나오는 교수에게 녹음 파일을 보내주는 조건이 있다며, 그걸 들으며 자위를 해달라고 합니다. 세가와 교수는 그러겠노라 대답합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 <다시 한번>
나츠코는 동창회에 참석합니다. 동창회라고는 하나 다가가서 말 붙일 사람도 없고, 대화를 청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무리에 끼기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 참석자들을 바라보는 나츠코, 실은 보고 싶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오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는 날, 나츠코는 센다이역을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여성을 보고 반가워합니다. 그녀 역시 처음엔 머뭇거리다가 뒤늦게 생각난 듯 반가워합니다. 얼떨결에 친구의 집까지 가게 된 나츠코.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가 둘 사이에 어떤 큰 오해가 있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친구라고 오해했던 이의 이름은 아야. 나츠코와 아야 모두 서로의 동창으로 착각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나츠코는 서둘러 가려고 하지만, 아야는 나츠코를 보내지 않고 좀 더 자세한 사연을 듣기를 원합니다. 나츠코에게는 여고시절 동성의 연인이 있었는데, 그녀가 남자를 만나 떠났고, 그 이후에 연애를 안한 건 아니지만 여고시절의 그 친구만큼 마음을 내준 이는 없었다며 친구를 만나기 위해 동창회에 참석했다는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아야는 나츠코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자신을 친구라고 여기고 하고 싶은 말을 이어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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